건강검진에서 '간수치가 높다'고 들었다면: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
안녕하세요. LA의 Cedars-Sinai Medical Center에서 진료하는 간 전문의입니다. 마루 건강 칼럼에서는 미국에서 살면서 실제로 자주 부딪히는 건강 문제들을 가능한 한 쉽게 풀어보려고 합니다.
첫 번째 주제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.
“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높다는데, 큰일인가요?”
AST, ALT가 조금만 높아도 걱정부터 되는 분이 있는가 하면, 꽤 높은데도 “술만 줄이면 되겠지” 하고 몇 년을 그냥 지내는 분도 있습니다.
하지만 간수치가 높다는 사실만으로는 원인도, 간이 실제로 얼마나 손상되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.
‘간수치’가 정확히 무엇인가
건강검진 결과지에서 흔히 “간수치”라고 부르는 것은 보통 AST와 ALT입니다. 한국 검진 결과지에는 AST를 GOT, ALT를 GPT라고 표기한 경우도 있습니다.
이 수치들은 간세포가 자극받거나 손상될 때 혈중 수치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. ALT는 간과 비교적 관련성이 높은 반면, AST는 간뿐 아니라 근육 등 다른 조직에서도 나올 수 있습니다.
따라서 AST나 ALT가 높다고 해서 그 숫자만으로 간이 얼마나 나쁜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.
결과지에 같이 나오는 ALP와 빌리루빈(bilirubin)도 중요합니다. AST·ALT와는 조금 다른 정보를 주며, 특히 담즙의 흐름이나 담도 문제를 평가할 때 도움이 됩니다.
흔한 원인들은 무엇인가
진료실에서 흔히 보는 원인 중 하나가 지방간입니다. 최근에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(Metabolic dysfunction-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, MASLD)이라고 부릅니다.
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고, 체중 증가, 복부비만, 당뇨, 고지혈증 같은 대사 문제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
음주도 중요한 원인입니다. 또 처방약뿐 아니라 일반약, 한약, 허브 제품, 건강보조제도 간수치 상승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. 그래서 간수치가 높다면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과 보조제를 빠짐없이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.
또 빼놓으면 안 되는 것이 B형·C형 간염 같은 바이러스성 간염입니다.
특히 B형간염은 증상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. 미국에서는 성인에게 적어도 한 번 B형간염 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되고 있으므로, 본인이 검사받은 적이 있는지 모른다면 이번 기회에 PCP에게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.
한 번 높았다고 큰 병인가
꼭 그렇지는 않습니다.
최근 음주, 약물 복용, 급성 질환, 심한 운동 등 여러 상황에서 AST나 ALT가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. 특히 AST는 근육에서도 나오기 때문에 격렬한 운동 이후 상승하기도 합니다.
따라서 한 번의 숫자만 보기보다는 얼마나 높았는지, 이전에도 높았는지, 재검에서 어떻게 변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.
다만 수치가 매우 높거나 다른 이상 소견이 함께 있다면 단순히 몇 달 뒤 재검만 하고 기다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.
그냥 넘기지 말아야 하는 경우
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면 의료진의 평가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.
-눈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함
-소변 색이 평소보다 매우 진해짐
-심한 또는 지속적인 복통
-반복되는 구토
-의식이 흐려지거나 평소와 다르게 혼란스러움
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간수치가 재검에서도 계속 높거나 빠르게 상승한다면 추가 평가가 필요합니다.
특히 황달이나 의식 변화가 동반된 급성 간 손상은 신속한 평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.
미국에서는 다음에 무엇을 하면 되나
보통은 먼저 PCP와 검사 결과를 확인합니다.
필요하면 AST, ALT뿐 아니라 ALP, 빌리루빈 등 간 관련 혈액검사를 다시 확인하고, 간염 검사나 철분 검사 등 원인을 찾기 위한 추가 검사를 시행합니다. 상황에 따라 복부 초음파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.
미국간학회(AASLD)에서도 간수치 이상을 평가할 때 병력, 약과 건강보조제 복용력, 바이러스성 간염 검사, 철분 검사, 영상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접근을 권고하고 있습니다.
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만성 간질환 또는 간 섬유화가 우려되면 간 전문의(hepatologist) 진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
요즘은 FibroScan과 같은 비침습적 검사로 간의 경직도를 측정해 섬유화 위험을 평가할 수 있어, 모든 환자에게 조직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. 다만 FibroScan 숫자 하나만으로 진단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다른 검사 결과와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.
한국에서 받은 건강검진 결과가 있다면 버리지 말고 가져오세요. 몇 년간의 AST·ALT 변화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.
다음 편에서는 미국 병원 이용의 기본 지도: PCP, Urgent Care, ER은 각각 언제 가는 곳인지를 다뤄보겠습니다.
간이나 건강검진에 대해 궁금한 주제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. 다음 칼럼 주제로 참고하겠습니다.
이 글은 개인 자격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, 개인에 대한 진단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. 검사 결과나 증상에 대한 판단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. 또한 이 글은 Cedars-Sinai 또는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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